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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란

불량사전 2012. 12. 5. 23:46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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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의미 발견 및 의미 부여는 독일어로 생각해 보면 Sinnfindung과 Sinngebung, 다시 말해 Sinn(의미)을 '주다(gebung)'와 Sinn(의미)을 '찾아내다(finden)'로 Sinn은 본래 기본적으로는 '방향'을 의미합니다. 프랑스 어의 '의미'인 '상스'도 마찬가지로 '방향'을 의미하며 상주니크(sens unique)는 일방통행 길을 말합니다. 요컨대 말의 의미란 말이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와 같은 것입니다. '어떤 말이 이러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방향에 있다'는 것이며 '의미를 안다'는 것은 그 방향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신곡'이라는 어휘를 보면, 신에 관한 또는 신성한, 신에 관한 희곡 같은 것일 거라는 방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는 '일의(一義)'란 '하나의 의미'가 아니라 '하나의 방향'으로 향하면 되는 것입니다. 방향이 틀리지 않으면 됩니다. 의미 발견이란 '어떤 방향'으로 자기 스스로 향해 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파악해 보면 의미의 깊이라는 것은 방향이 점점 명료해져 가는 것과 연관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의미는 깊으면 깊을수록 신비 쪽으로 향하고 알기 어려워지는 동시에 분명해지는 것입니다.

    '다의적'이란 방향의 단계를 가리킵니다. '다의적'이란 이런저런 다른 것들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도무스의 예로 말하자면 '집'과 '영혼'과 '교회'와 '하늘'은 안주하는 장소와 안주하는 주체 둘 다를 가리킵니다. 두 분이 지적하신 대로 언어가 다의적이란 것은 실은 한 방향으로 깊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가 이념적 가치로의 상승이라고 말 한 것은 그런 의미입니다.

    p.288 『단테 신곡 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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