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적 태도와 인문학의 위기인문학적 태도는 현존의 것에 대한 의심에서 출발하여 확고하고도 불변의 진리를 찾고자 한다. 의심은 모든 학문에서 가장 근본이 되는 태도이다. '도대체 왜 저럴까'라는 궁금증이 없는 사람은 정신적으로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이렇게 본다면 모든 학생은 인문학적 태도를 기본적으로 가져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누군가를 인문학적 소양이 부족하다고 비난할 때 이는 그가 의심하는 힘, 진리를 추구하고자 하는 열정이 부족하다는 말이지 철학이나 역사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 모자라다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사실 인문학자라는 이들도 이 점을 분명히 하고 있지 못하다. 가령 많은 인문학자들이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을 되풀이해서 이야기 하곤 하는데 구체적인 내용을 들여다보면 철학이나 역사 분야에..
"글을 읽되 글 읽기를 즐겨하지 않는 사람은 게으르고 소홀하며 중단하는 일이 많아서 성취하지 못한다. 글 읽기를 즐겨하는 사람은 또 많이 읽으려고 탐하고 널리 읽으려고 힘써서 자주 그 실마리도 잡지 못한 채 갑자기 그 끝을 찾으려 하며, 이것을 깨닫지도 못했는데 문득 저쪽에 뜻을 두는 것을 면치 못한다. 이런 까닭에 비록 종일토록 부지런히 노력하도고 쉬지 못하며, 마음이 급하고 항상 분주하게 쫓기는 것 같아서 침착하게 푹 잠기는 즐거움이 없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터득한 것을 깊이 신뢰하고 오래도록 싫증을 내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게으르고 소홀하며 중단하는 일이 많은 사람과 다를 것이 없다. 공자가 '빨리 이르려고 하면 이르지 못한다.'라고 한 것이나, 맹자가 나아가는 것이 빠르면 물러나는 것도 빠..
학문을 할 때는 본래 널리 배워야지 지름길을 따라 요약해서는 안됩니다. 다만, 배우는 사람이 방향을 정하지 못하고, 마음을 굳게 세우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넓히는 것만 일삼으면 마음과 생각이 한곳에 집중되지 않아 취하고 버리는 것이 정확하지 못하고, 혹 본질에서 벗어나 진실을 잃을 염려가 있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먼저 요긴한 길을 찾아서 확실하게 문과 뜰을 열어 놓은 다음에라야 제한된 분야가 없이 널리 배울 수 있고, 한 가지 사례를 유추하여 앎을 확장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하물며 임금의 한 몸은 나라의 모든 일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에 일을 처리하는 때는 많고 글을 읽는 때는 적으니, 만약 그 강유를 붙잡고 그 종지를 정립하지 않고서 오로지 넓히는 데만 힘쓰면 문장을 기억하고 외는 습관에 얽매이거나 문..
...그리고 의미 발견 및 의미 부여는 독일어로 생각해 보면 Sinnfindung과 Sinngebung, 다시 말해 Sinn(의미)을 '주다(gebung)'와 Sinn(의미)을 '찾아내다(finden)'로 Sinn은 본래 기본적으로는 '방향'을 의미합니다. 프랑스 어의 '의미'인 '상스'도 마찬가지로 '방향'을 의미하며 상주니크(sens unique)는 일방통행 길을 말합니다. 요컨대 말의 의미란 말이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가와 같은 것입니다. '어떤 말이 이러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러한 방향에 있다'는 것이며 '의미를 안다'는 것은 그 방향을 파악하는 것입니다.예를 들어 '신곡'이라는 어휘를 보면, 신에 관한 또는 신성한, 신에 관한 희곡 같은 것일 거라는 방향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
작품 해석이란 작품이 가리키고 있는 이념이나 가치에 이르고자 하는 노력의 행위p.284 『단테 신곡 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