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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3.철학

역사서를 읽는 방법

by 불량사전 2012. 12. 26.

○ 역사서를 읽으면 모름지기 다스려짐과 어지러움의 기틀은 물론, 현자와 군자의 출처(出處)와 진퇴(進退)를 보야아 한다. 이것이 바로 격물(格物)이다.

『정씨유서』입니다. ○ 이천 선생의 말씀입니다.

정자가 말했다. "무릇 역사서를 읽을 때에는 사건의 자취만 기억할 것이 아니라 모름지기 다스려짐과 어지러움, 편안함과 위태로움, 흥함과 쇠퇴함, 존속과 멸망의 이치를 알아야 한다. 예컨대 「고제기(高帝紀)」를 읽으면 모름지기 한(漢)이 400년간 어떻게 일어나서 다스려지고 어지러워지고 망했는가를 알아야 하는 것과 같다. 이것 또한 배우는 것이다." ○ 또 말했다. "나는 역사서를 읽을 때마다 반쯤 읽으면 곧 책을 덮어두고 생각하여 성공과 실패를 헤아려본 뒤에 다시 읽으면서 내 생각과 합치하지 않은 곳이 있으면 더 자세하게 생각하곤 하는데, 그 가운데 다행히 성공한 사람도 많았고 불행히 실패한 사람도 많았다. 요즘 사람들은 성공한 사람은 옳다고 생각하고 실패한 사람은 그르다고만 여길 뿐 성공한 사람에게도 옳지 않은 점이 있고, 실패한 사람에게도 옳은 점이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 동래 여씨(東萊呂氏)가 말했다. "대체로 역사서를 볼 때 잘 다스린 것을 보면 잘 다스렸다고 평가하고, 어지러운 것을 보면 어지럽다고 여기는 식으로 한 가지 일을 보면 한 가지 일만 아는 데 그친다면 역사서를 보고서 무엇을 얻겠는가? 모름지기 자신이 그 일의 한가운데 있는 것처럼 사태의 이로운 점과 해로운 점, 시대의 재앙과 어지러움을 보아야 한다. 그래서 반드시 책을 덮고 스스로 내가 이런 일을 당하면 마땅히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역사서를 본다면 학문도 진보하고 지식도 높아져서 비로소 유익하게 될 것이다. ○ 허씨(許氏)가 말했다. "역사서를 보면 마땅히 먼저 그 사람의 행동의 큰 원칙(大節)을 살펴본 뒤에 세세한 행동을 살펴보고서 착한 것은 본받고 악한 것은 경계하여 내가 몸소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해야 한다. 그 사건만 기억하고 그 글만 외우는 것은 배우는 것이라 할 수 없다."

p.94『성학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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