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에 살고 있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의 근본 원리는 '주권재민'입니다. 다시 말해서 국민이 주권자이며 주인입니다. 그런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대다수의 주권자는 자신의 주권이 유린당하고 있는지를 알지 못한 채 살아가기 쉽습니다. 우리가 뚜렷하게 자각하고 있지 않으면 부당한 권위는 끊임없이 우리의 삶에 파고 들어 우리의 행위를 제약합니다. 부당한 권위는 강제력과 지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 까닭에 주권자인 우리가 강제력에 저항할 수 있는 힘과 지식을 갖고 있지 못하면 부당하고 불필요한 권위가 우리의 몸과 정신을 침탈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상황에 처하지 않기 위해서는 공부를 해야 합니다. 거듭 말하지만 역사는 과거의 사실을 확인하고 이야기하는 학문이 아닙니다. 우리는 역사를 공부하면서 자연스럽게 과거의 집적으로서의 우리의 현 상황을 이해하게 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역사적인 안목을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사회구성원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치적 경제적 상황에 대한 이해, 우리가 살고 있는 동아시아 세계에 대한 전망, 국제정치학적 지식과 지정학적 통찰 등이 앞으로의 우리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거창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이것이 제가 마지막으로 여러분에게 내놓는 말입니다.

p.470 『역사 고전 강의』

Posted by 창고 불량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