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학/1.역사

과학에 관한 3가지 관점

by 불량사전 2012. 12. 6.

자연과학은 천재적인 과학자들이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생겨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17세기 유럽의 과학혁명을 살펴볼 때는 기본적으로 과학에 관한 세 가지 관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첫째, 과학은 특정한 역사적 맥락에서 생겨납니다.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만든 것은 고려인이었지만 그렇다고 그들이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출판문화를 가졌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금속활자라는 기술과, 책이 많이 출판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앞선 과학기술이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사회적으로 유용한 결과들을 만들어 내놓지는 않습니다. 그러한 결과들을 만들어 내는 것은 또 다른 사회적 제도와 집단의 뒷받침이 있어야 합니다. 둘째, 과학자 역시 복잡한 사회관계 속에서 살아가는 사회적 행위자임을 항상 고려해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독립적 영역에서 과학기술의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이 수행하고자 하는 연구는 사회적인 영역에서 행해지는 것이므로 과학자가 처한 상황과 그들에게 제기된 사회적 요구, 그리고 연구에 필요한 기금을 마련하는 방식 등을 살펴보아야 비로소 그들이 어떤 성과를 내게 된 원인과 과정을 알 수 있습니다. 셋째, 과학과 기술은 서로 분리되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유념해야 합니다. 과학은 원리적인 것이고 기술은 실천적인 것입니다. 그런데 그 둘은 딱 갈라져 있지 않습니다. 과학 원리가 아무리 훌륭해도 그것을 구현할 기술적인 장치들이 없다면 무의미한 사변일 뿐입니다. 예를 들면 갈릴레오는 목성을 발견한 망원경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그 망원경이 있었기에 그의 과학적 탐구활동이 가능했고 천문학의 원리가 도출될 수 있었습니다. 그런 까닭에 과학과 기술의 경계는 불분명하며 오히려 그 둘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고 해야 할 것입니다.

p.277 『역사 고전 강의』

반응형

'인문학 > 1.역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역사 공부의 세 가지 성과  (0) 2012.12.07
조건과 원인  (0) 2012.12.06
지리학을 배움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  (0) 2012.12.06
동병상련, 역지사지  (0) 2012.12.06
대중이 사회의 주체가 되려면  (0) 2012.12.06